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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것

은교

 

 

 

소녀의 싱그러운 젊음과 관능에 매혹 당한 위대한 시인 이적요
스승의 천재적인 재능을 질투한 패기 넘치는 제자 서지우
위대한 시인의 세계를 동경한 싱그러운 관능의 열일곱 소녀 은교
 

각자 외롭고 고독한 세 사람의 이야기. 

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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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쯤 일어나 사부작사부작 고양이 세수를 하고 영화관에 갔다. 깜박하고 안경을 두고 온 탓에 영화 선택(자막 없는 한국영화)이 쉬워졌다.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공감해야 한다는 강박이 사라지기에 영화는 혼자 볼때가 제일 좋다. 특별히 보고싶어했던 영화는 아니었기에 평점이나 리뷰, 정보를 찾아보지 않아서,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래딧이 올라갈 때까지 '노인 이적요'가 박해일인줄 몰랐다...(분장술 ^^b)

<은교>에 대해서 노출이 많고 야하다고들 하는데, 나는 보는 내내 몇몇 장면을 빼면 순수하고 애잔하단 느낌이었다.

3인칭 관찰자 시점의 관객이 되면 야할 수도 있겠지만, '이적요'에게 감정이입을 하면 슬프고 아프고 외로워진다. 

그렇다고 안 야하다는 건 아니다 -_-;

침 꼴깍 넘어가는 장면이 중간중간 나올때마다 혼자 보길 잘했다 싶었다...(음?)

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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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을 다합쳐도 셀 수 없는 나이에 접어든지 한참이지만, 내가 어른이라는 존재에 기대했던 현명함과 기품은 아직 내 손에 잡히지 않고

여전히 나는 충동적이고 변덕스럽고 일관성 없이 이리저리 제멋대로이기만 하다. 언젠가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이 나이, 저 나이, 건너뛰며 살수 있으면 좋겠다고. 노인의 지혜, 아이의 순수함, 젊음의 충만함 순서로 삶이 나열된다면 좋겠다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욕심을 버리고, 순수한 아이였다가 충만한 젊은이였다가 현명한 노인의 수순이라도 차례로 밟아가고 싶지만

어쩐지 무지한 아이였다가 방황하는 젊은이였다가 후회하는 노인이 될 것만 같은 막막한 기분이다.

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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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교>는 나이듦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어릴때는 그냥 어리면 되고, 젊을때는 그냥 젊으면 되는데, 늙어간다는 것은 왜 무겁게 나이를 '들어'야만 하는 것일까.

우리가 들어가는 나이의 무게는 각자가 짊어지고 마주해야 할 책임과 고독과 후회의 총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기억도 희미하지만 나에게도 한자릿수의 솜처럼 가벼운 나이가 있었고, 두자릿수가 되고부터는 어쩐지 알듯말듯 오묘하게 삶이 무거워지기 시작한 것 같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흘릴 땀과 눈물이 그 가벼웠던 솜을 적시고 점점 더 무게를 더해가겠지.

 그 무게를 피할 수는 없겠지만 가능하다면 덜 외롭고 덜 후회스럽고 덜 부담스럽게 나이 들고 싶다. 그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무게잡지 않고 가볍게 순간순간을 마주하면 되지 않을까.

은교 

# 외롭고 고독하게 늙음을 마주하게 된 시인, 이적요. 

# 어느날 그 앞에 나타난 싱그러운 여고생, 은교. 

 

 

# 은교를 통해 지나가버린 자신의 젊은 날이 되살아난다.

# 단편소설 '은교'와 실제 '은교'를 모두 훔쳐, 스승에게 분노와 좌절을 주는 제자, 서지우.

은교

엔딩 크래딧이 올라가고도 귓가에 계속 맴도는 대사 

"너희 젊음이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이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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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저 주어진 젊음을 나는 만끽하고 있는가. 나이가 지긋한 나는 어떤 사랑을 하고 있을까

...는 모르겠고.... 추억 거리가 많은 재미난 할머니로 늙고 싶다.

은교



출처 : http://v.daum.net/link/30111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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